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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 바쁘다 바빠~
성현이는 2학년이 되고, 유현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갔습니다. 3월 한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어요. 유현이 입학하고 한 달 동안은 학교를 거의 같이 다녔고, 학부모총회다, 유현이, 성현이네 반 엄마들 모임이다, 쫓아다니다 보니 벌써 4월입니다. 어제부터 유현이는 점심 급식을 시작해서 한숨 돌렸답니다. 이제 점심메뉴 걱정은 안해도 된다는 것이 얼마나 홀가분한지 모르실 거에요. 어제 급식 먹는 것을 슬쩍 가서 들여다보니, 다른 아이들보다도 더 먼저 먹고, 반찬이랑 국까지 말끔히 비웠더라고요. 선생님께 칭찬 받고 스티커까지 받는 걸 보고, 학교에선 저렇게 잘 먹으면서 엄마한테는 "왜 맨날 밥만 먹느냐!"고 투정하는지 모르겠어요. 아마도 엄마가 투정을 받아주니까 그렇겠죠.

참, 학부모총회 때는 앞에 나가서 상도 받았답니다. 녹색어머니회 회장님에게 주는 상인데, 회장님께서 안 계신 관계로 제가 대신 수상했어요. 흐흐흐~ 대학생 때 이후로 앞에 나가서 상 받아보기는 처음이네요. 은근히 뿌듯하던걸요. 별로 한 일은 없긴 하지만요. 올해는 도서운영위원회 부회장을 맡았어요. 녹색 어머니회는 일반회원이고요. 어느 분이 "임원하는 게 재밌어요?" 하고 물으시던데, 재밌기는요. 돈도 꽤 들고, 봉사도 해야 하고, 바자회 행사 같은 것이 있으면 또 뭐라도 하나 팔아야 하고..일이 제법 많은데, 누가 그걸 재미로 할까요? 다만 아이들 학교에 보내고 뭐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맡는 것이지요. 게다가 제가 일을 조금 하고 있기는 하지만 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편이니, 마땅히 해야한다는 생각도 들고요. 말은 이렇게 착한 척(?) 하지만, 실은 "임원을 누가 할까...."하고 서로 눈치만 보는 압박의 분위기를 견디다 못해 "제가 할게요." 하고 손 들어버린 탓이 제일 크긴 해요. ^^

어쩌다보니 유현이가 하는 축구부 모집도 제가 하게 되었고, 영어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시는 성현이네 담임 선생님의 요구에 따라 실시하는, "어머니가 진행하는 영어수업"의 어머니 팀 두개 중 하나도 제가 맡게 되었답니다(담임선생님이 이름 붙이시기를 <글로벌 위원회> -_-;;). 아카디안은 뭐 그렇게 맡은 게 많으냐고 뭐라고 하는데, 정말 어떻게 하다보니!! 라니까요. 도서 임원 모임, 축구엄마 모임, 글로벌위원회 모임, 녹색어머니회 모임, 정말 회의가 줄줄이에요. 오늘도 임원 간담회에 나가봐야 한답니다.

그래도 유현이가 생각보다 잘 적응하고 있어서 다행이에요. 아직도 한글을 못 읽는데, 담임 선생님께서 꼼꼼히 챙겨주시네요. 알림장을 거의 그려서 왔던데, 알아볼 수 있다는 것만 해도 감사해야할 일이지요. 휴우~ 정말 애들 학교보내기가 쉬운 일이 아니로군요. 이렇게 힘든데, 우리 엄마는 어떻게 넷이나 대학공부를 시키셨을고....(엄마, 고맙습니다~)

(덧) 성현이와의 대화 중에 배꼽 잡고 웃었던....

(엄마) 올해는 대통령 선거도 있어! 그 날 학교 안 가겠네.
(성현) 대통령 선거?
(엄마) 응.
(성현) 왜? (대통령이) 죽었어?

성현이는 "대통령"이 세습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나봐요. "왕"과 "황제"는 동화 속에서 많이 봤어도, 대통령에 대해 알 기회가 없었구나, 싶었습니다. 사회공부를 해야 하겠다, 는 생각을 하면서도 "순진(?)"한 아들이 얼마나 귀엽던지요. ㅋㅋㅋ
# by 졸리 | 2007/04/03 09:43 | ....살아요.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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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완소졸리 at 2007/04/03 14:06
정말이지 선생님들이 보시면 "바람직한 학부모상"이라도 주실것 같습니다. 저는 서로 임원을 미루는 압박의 분위기에 항상 의연하답니다. 하하.!! 하도 학교에 안가서리 다른 아줌마들이 제가 직장을 다니는 걸로 알고 있답니다. 비가 와도 데릴러 안 가거던요... 모르고 낮잠을 잔적도 있다는..

제딸도 유현이와 같은 1학년인데, 이놈을 꼬셔서 발레를 특기적성으로 배우도록 했습니다. 어려서 제가 발레에 대한 로망이 있었거던요. 발레연습복을 종로3가에 가서 사오는데 어찌 기분이 좋은지.(대리만족) 졸리님 딸내미 하나 더 낳아보심 어떨런지요.
Commented by 졸리 at 2007/04/03 15:17
+ 완소졸리님, "바람직한 학부모상"이라뇨. 그냥 제 성격 탓이에요. 오늘 금식 때만해도 다들 꺼려하는 국푸기 당번을 먼저 하겠다고 했거든요. 서로서로 미루는 걸 보느니, 먼저 하면 속은 편하잖아요. ㅋㅋㅋ

참, 딸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유현이네 반에 아들만 셋을 둔 어머니께서 계세요. 이 분도 딸이 너무 갖고 싶어서 낳았는데 아들이었다고 합니다. 딸이 아쉬울 때마다 이 분 생각을 하기로 했어요. 물론 그 분은 즐겁게 키우고 계시지만요.
Commented by maemuki at 2007/04/03 20:33
좋은 엄마의 길은 절대 쉽지 않네요. 하나에서 열까지 엄마가 신경써야 하는 부분들이 너무 많아요. -.-
Commented by 푸른소 at 2007/04/04 11:03
요즈음 제가 틈틈히 재밌게 읽고 있는 책중에 '여자만세'라는 것이 있어요...
고금을 막론하고 아니...동서양을 구분하지 않고 육아의 책임과 의무는
어찌그리 엄마에게만 쥐어지는것인지...

직장맘인 저로서는 여러 사람의 도움이 없다면 중간쯤의 가정이라도
일궈나갈 능력이 없기에...할 수있다면 염치라는 녀석에게는 눈 딱 감은지
오래됩니다...

학부때 내내 결혼하면 내 아이한테는...이라고 생각했던 교육을
졸리님이 실천하고 사시는것 같아 오늘따라 더욱 부러운 마음이
슬금슬금 올라옵니다...

책 읽어달라는 아이가 너무 힘들어서...한글선생님을 붙여버린...
늘 수퍼울트라내가페스 엄마와 비교하면서 당하면서 아이에게 돌아지 못하고
있는 애정에 대해 다른것으로 나마(선물..여행...ㅠㅠ) 보상하고 있으니
아이한테도 괜찮은거라고 위로 받고픈 쬐~~~끔은 불쌍한 직장맘이네요...

푸념이 길었습니다...^^
애정은 양보다 질!!!!! 맞죠?^^
Commented by 재미있궁 at 2007/04/04 16:57
정말 대단하세요....전 제가 귀찮아서 절대(?)아무것도 안 할것 같아요... 임원같은것은 특히나 학부모 모임에는 알래드기가 있어서요....ㅡ.ㅡ
성현이 참 귀여워여~~~~
Commented by 졸리 at 2007/04/07 09:08
+ 마에무키님, 남편님들은 왜 하나부터 열까지 엄마가 신경을 써야 하느냐고, 엄마들과 학교를 성토했다 하더군요. 저도 왜 교육이 온전히 엄마 책임인지 모르겠어요. 그냥 학교 엄마들 만나보면 분위기가 그래요. 자식 교육에 의해 엄마들의 점수가 매겨지는 느낌. 성현이가 외워서 쓰는 받아쓰기를 10점 받아왔으니, 저는 10점짜리 엄마일지도...ㅋㅋㅋ
Commented by 졸리 at 2007/04/07 09:10
+ 푸른소님, 그럼요. 양보다 질이죠. 그리고 엄마가 아무리 양으로 밀어부쳐도 애들이 그 양을 전부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는 거잖아요. 엄마들의 욕심에 따라 끌려다니는 아이들이 많은지라, 저도 애들 이것저것 시키면서 이걸 다 해야하는 것이 맞나, 회의가 든답니다.

책은 많이 읽어주려고 해요. 제가 잘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어서 말이에요. ^^
Commented by 졸리 at 2007/04/07 09:12
+ 재미있궁님, 학부모 모임에 알레르기가 있어도 한번쯤 나가보세요. 나름 재미있어요. 그런 모임 안 나가도 애들 학교 생활에는 별 지장 없는데, 제가 워낙에 게으르고 사교성이 없다보니 애들 관련해서 아는 것이 너무 없어서 말이죠. 그런 곳이라도 나가서 다른 엄마들을 만나야 뭐라도 좀 주워듣고 한답니다. ^^;;

성현이랑 이야기하면 가끔 배를 잡고 웃어요. 아이들의 생각은 어디로 튈지 몰라서...반전의 재미가 제대로죠.
Commented by NOWAYOUT at 2007/04/24 01:14
성현이랑 유현이가 커버렸어요ㅜ_ㅠ 어느 사이트에서 우연히 졸리님 글 읽고 아, 낯익다 낯닉어하며 들어와보니 유현이 안고 계시는 사진에 놀라고 아이고, 이 아가는 아카디안 오빠네 둘째 아니던가 했어요. NOWAYOUT입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는 날이 왔군요. 가족의 평안 기도합니다. 유현이 어렸을 때 저 유현이 기도 많이 했었어요 :) 성현이의 엉뚱한 비범함과 유현이의 애교작전...은 여전한 듯 싶네요. 아, 우리 아카디안 오빠는 잘 계시나요? 안부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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