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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남자>의 인기가 한창 맹위를 떨치고 있을 때, 꿋꿋하게 시류(?)를 외면하고 시작했던 드라마가 <내조의 여왕>이다. 뭐, 볼만한 드라마가 거의 없던 차에 꽤 괜찮은 풍자극을 방송하는구나, 싶었던 거다. 그런데 기대를 안 해서 그런가, 보면 볼수록 새록새록 재미가 붙었다 . 무덤에 나란히 누웠다가 이제 다시 태어나는 거라며 서로 부둥켜안고 울던 천지애와 온달수의 장면은 코끝을 찡하게 만들며 은근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요즘 세상에 저런 사조직 부인회(평강회)가 존재함은 말이 안 된다 싶다가도, 정권이 바뀐 다음부턴 광고 수주도 로비발이 최고라는 지인의 말을 떠올리자면, 영 현실성 없는 얘기는 아닌 듯도 하다. 광고 속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이는 김남주도 어색하지 않게 역할을 잘 소화하고, 어수룩한 온달수 역의 오지호도 약간 식상한 이미지이긴 하지만 제법 귀엽다.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여우 역할이라면 일가견이 있다할 이혜영도 나쁘지 않다. 이렇게 <내조의 여왕>을 본방으로 감상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하지만 최근 방송에서의 재미는 단연코 초롱초롱한 두 눈을 크게 뜨고 '내가 뭘?'이라며 쳐다보는, 최철호의 팔딱팔딱 뛰는 코믹연기다. 더 재밌는 건, 그러는 와중에 첫사랑의 남편, 온달수와 차츰 교감한다는 점이다. 지난 주 화장실 에피소드도 그렇고(게이커플이 아닐까 회사 사람들로부터 오해를 받기도 하는) 오늘 방송분에서도 나왔듯이 천지애의 매운 손맛과 성깔, 그리고 무식함을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시는 두 남자는 분명 앞으로 점점 더 가까워질 것이다. 뭐니 뭐니 해도 천지애라는 큰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데다 최근엔 아내에게 꼼짝 못하고 산다는 동질감이 덧붙여졌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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